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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등학교 2학년 이후 잠시 별 관련 활동을 덜 하다 대학교와서 친구들과 관측회를 자주 갔습니다. 1학년 생활은 조금 정신없었고 작년은 코로나로 인해 활동을 거의 안 하다 보니 어느새 3학년이 되어 첫 글을 쓰게 되었습니다.
제 고등학교 친구 중 별보기를 좋아하면서 전자공학 분야에 매우 뛰어난 멋진 친구가 있습니다. 그 친구가 전에 하모닉 드라이브를 이용해 3d 프린터로 하우징을 뽑아 적도의를 만들었습니다. 그때 대중교통을 이용해 백마고지를 가서 만났는데 가볍고 그리고 간편한 디자인에 무게추까지 없는 하모닉을 보고 매우 부러웠습니다.
그러다 작년 5월에 CSF 20-160 하모닉 드라이브가 중고 매물로 저렴하게 올라오게 되었습니다. 대중교통 관측을 하며 Eq6의 엄청난 무게로 고생을 하던 도중 갑자기 하모닉에 꽂혀 그때부터 자작을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설계에는 크게 다음과 같은 원칙을 정했습니다.
1. 중고 하모닉 적도의 가격보다 적은 비용으로 자작
2. 무게추없이 eq6급 탑재중량
3. 작고 컴펙트한 디자인
4. 적도의-경위대 전환 가능
총 자작비용은 가공비 제외하고 100만원 이내로 해결이 가능했습니다. 비교적 큰 비용을 투자해 잘못될까봐 조금 걱정했지만 원했던 대로 잘 만들어져 정말 좋았습니다. 저번주 토요일에 조경철천문대가서 테스트를 하려고 했지만 예기치 못한 일로 테스트는 조금 더 미루게 되었습니다. 적도의 스펙은 다음과 같습니다.
무게: 6.1kg
고도 조절 범위 : 10 ~ 90도
탑재중량 (무게추없이 적경축으로부터 250mm 떨어진 곳에서) : 약 18kg 예상
적경축 : CSF 20-160 & 60t:12t (최종감속비 800:1)
적위축 : CSF 17-120 & 100t:12t (최종감속비 1000:1)
모터 : Vexta pk245-01a
TCS : Onstep
설계의 발전ㅎㅎ
전자나 공학이 아닌 기초과학을 전공하는 사람으로서 자작하는데 많은 지식이 부족했습니다. 다행히 취미삼아 오토캐드를 조금 할 줄 알았던 것이 매우 큰 도움이 되었습니다. 집에 3D프린터가 있어 알루미늄 가공을 하기 전에 프린터로 하우징을 여러 번 뽑았습니다. 직접 뽑고 조립해보면서 문제점이 있으면 모델을 수정하는 과정을 반복한 덕분에 알루미늄 가공은 한번으로 재가공 없이 잘 마무리했습니다.
3D 프린터로 뽑은 초기 적도의들
20형번 하모닉을 구한 후 CSF 17-120 하모닉 드라이브를 추가로 구매하게 되었습니다. 모터도 중고 장터에서 Vexta pk245-01a 스태핑 모터 2개를 저렴하게 구했습니다.
적도의 내부
1차 감속기로 유성기어 또는 풀리를 생각했는데 유성기어 사용시 설계가 훨씬 쉬워지지만 백래쉬가 있다는 단점과 모터의 배치로 인해 풀리와 타이밍밸트를 이용한 벨트 드라이브 방식의 감속을 하기로 했습니다. 알리서 GT2 12t 2개, 60t, 120t 풀리를 구하고 타이밍벨트 10mm를 사용했습니다. 적경축에서 12t와 60t 풀리를 이용해 5:1, 적위축에서 12t, 100t 풀리를 이용해 100:12 감속을 해서 적경 적위 각각 800:1, 1000:1의 최종감속비를 구현했습니다.
만드는 도중 폴마스터를 적도의 내부에 넣고 싶은 욕심이 생기게 되어 폴마스터가 있을 공간을 만들었습니다. (다만 조만간 asiair pro를 사용할 계획이라 폴마스터를 빼고 안에 다른 센서를 넣을 것 같네요ㅠㅠ)
적도의 with PoleMaster
알루미늄 가공비용을 최소화하기 위해 복잡한 가공 대신 재고가 항상 있는 알루미늄 각재 규격을 바탕으로 설계했습니다. 가장 많이 힘이 들어갈 적경과 적위축을 잇는 두 면은 뒤틀림이나 쳐짐 등이 없도록 10t 알루미늄 앵글을 사용했습니다.
고도조절부와 경위대&적도의 모드
eq6를 사용하면서 극축을 맞추는 동안 고도조절에 많은 불편함이 있어 고도조절부를 신경써서 만들었습니다. 약 10도부터 90도까지 고도조절이 가능하도록 설계했고 경위대 모드도 가능합니다. 베이스 부분을 조금 바쁘게 설계해서 아쉽다고 생각합니다. 힘받는 방향을 고려를 덜 했고 제가 사용하는 삼각대인 xiletu의 L404c에만 연결되도록 만들어 조금 범용성이 없게 설계를 해 아쉬웠습니다. 나중에 여유가 있을때 조금 수정하려고 합니다.
Onstep Mini
망원경 제어는 Onstep mini 를 사용했습니다. 본래는 라즈베리파이를 사용하여 제어를 하려고 했는데 너무 복잡해질까봐 포기했습니다. 다만 나중에 다른 용도를 위해 라즈베리파이를 넣을 수 있도록 나사 탭을 냈습니다. 제어기판은 적도의 내부에 들어가서 외부로 노출된 선이 없습니다. 핸드폰과는 블루투스 통신을 통해 onstep 앱으로 제어가 가능합니다.
알루미늄 가공을 하기 전 청계천 여러 곳에서 견적을 받았습니다. 가공하는데 대략 100에서 130만원정도로 견적을 받았습니다. 다행히 지인분께 가공을 맡겨 덕분에 정말 저렴한 비용으로 가공을 하게 되었습니다. 알루미늄 가공이 끝나고 조립을 해봤을 때 정말 기분이 좋았습니다.
개인적으로 셀레스트론의 검정 배경에 주황 아노다이징이 정말 멋지다고 생각해서 아노다이징을 검정과 주황색으로 하려고 했지만 아쉽게 색상이 없어 검정-빨강 조합으로 색상을 정했습니다. 가공해주신 분께서 바로 아노다이징을 맡겨주시고 이틀 후 아노다이징이 완성되었습니다. 조립 후 작동했을때 이상없이 잘 돌아갔습니다. 색상도 좋았고 무엇보다 적도의 앞의 빨간색 LED 토글스위치가 정말 맘에 들었습니다.
현재 간단한 goto테스트까지만 하고 요즘 정신없는 일들이 많아 아직 가이딩을 해보진 못했습니다. 모터 고정 부분을 보완하는 등 아직 수정할 점이 많습니다. 그럼에도 어느정도 잘 작동하고 원했던 대로 튼튼하게 잘 만들어져서 정말 다행이었습니다. 아마 조만간 가이딩 테스트도 해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마지막으로 제 자작의 계기가 되고 정말 많은 도움을 준 친구와 가공하는데 도움을 주신 분께 정말 감사드립니다. 또 카페에 관련 글을 올려주신 모든 분들께 감사합니다. 많은 분들이 카페 또는 블로그에 올린 글 덕분에 시행착오를 줄일 수 있었고 많은 아이디어를 얻을 수 있었습니다.
정보적인 내용도 적고 많이 미숙한 글이지만 다른 분들이 올렸던 글처럼 제 글도 나중에 자작하시는 분들께 작은 참고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그럼 이만 자작기를 마치겠습니다.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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